본문 바로가기

KENYA

젊은 케냐 부부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케냐의 육아 정책


케냐는 전형적인 개발도상국가의 피라미드형 인구 분포를

그리고 있는 국가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신생아의 숫자가 많은 나라입니다.

이 때문에 워킹맘, 워킹대디에 관한 이슈들이 최근 상당히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강호 케냐의 육아휴직 정책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그리고 산모들을 위한 지원 정책은 없는지 또 케냐 사람들은 이에 관련해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전통적인 아프리카 문화와 영국식 서구 문화의 공존

 

   ○ 케냐는 1885년부터 독일이 보호령 시절과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거쳐, 196312월에 이르러서야 독립을 맞이하게 됩니다. 100년 가까이 되는 유럽의 지배를 받으면서 서구 문화가 케냐 문화의 전반을 아우르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와힐리어와 더불어 영어가 케냐의 공식 언어로 자리 잡게 될뿐더러, 케냐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도 이러한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 영국 식민지 당시 케냐 국기 ]

(출처 : http://www.crwflags.com)







[ 영국 식민지 당시 케냐 사진 ]

(출처 : www.lookandlearn.com / 위키피디아 )

 




   ○ 케냐는 아프리카의 전통문화는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와 닮아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집안 내 의사결정과정은 어머니보다는 아버지가 보통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집안일은 여자가, 바깥일은 남자가 하는 식의 성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 이러한 배경을 가진 케냐는 영국식 서양문화와 아프리카 전통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독특한 케냐만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통문화보다는 서양문화에 따라 비교적 명확하였던 부부사이의 성역할은 점차 모호해져 가고 있습니다.

 

 



케냐 젊은 커플 사이 대세가 되어버린 맞벌이

 

[도시지역 연령별 남녀 실업률 비교(1998-1999)]


(출처 : Population and Housing Census data(2003-2009), Central Bureau Of Statistics Kenya)

 





[도시지역 연령별 남녀 실업률 비교(2013)]


(출처 :The Future of careers in Kenya 2015, Campus Diary)

 

   ○ 이러하듯 달라진 젊은이들의 문화와 정서로 부부사이의 성역할에 구애 받지 않고 서로 꿈꾸어 오던 커리어를 찾아 나서기 시작하였습니다. 케냐 통계청의 남녀 실업률 차이를 보면, 20여 년 전인 1998, 1999년 남자의 실업률은 9.8%에 그치는 반면 여성의 경우 19.3%에 이르며, 이를 연령별로 보면 그 차이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1998-1999년 자료를 보면, 케냐 여성들은 가장 결혼을 많이하는 20-24, 25-29세 두 구간의 실업률이 2013년에 비해서 확연하게 높은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20여 년 전, 젊은 여성들은 결혼 이후 출산하여 맞벌이하지 않고, 육아에만 전념하였지만, 최근 들어 여성들도 결혼 20-24, 25-29세 결혼을 하여 아이를 갖게 되더라도 자신의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가별 실업률(2017)]

 


(출처 : The 2017 Human development Index, UNDP)

 

   ○ 이렇게 변해가는 케냐인들의 사고방식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맞벌이 부부들이 증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것은 바로 얼어붙은 케냐의 고용시장 때문인데요. 현재 케냐의 경제성장률은 5.8% 수준으로 수년간 5% 이상의 성장률을 꾸준하게 유지해왔습니다. 반면 실업률은 2017년 현재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커플들은 경제적인 안정감을 누리기 위해서, 아이를 맡겨놓고 맞벌이 부부가 되는 것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케냐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맞벌이는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 maxpixel)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케냐정부의 육아 정책

 

   ○ 케냐의 법정 육아 휴직일은 고용노동법 29조에 의거하여, 역산 30일을 보장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경우도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2주간 부성휴가를 청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동아프리카 주변국가에 비교하면 이는 높은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간다의 법정 육아휴직은 근무일기준 60일이고, 탄자니아는 84, 남아공은 120일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국가별 모성휴가 일수(2017)]


(출처 : Business Daily, 2017510일자)

 

 

   ○ 이에 국제 노동기구(The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모성보호협약(Maternity Protection Convention)에 따라 모성 휴가에 대한권고안을 발표하였으며, 세계 보건 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또한 아기에게 60일 이상 모유수유를 먹이길 권고한다고 발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케냐 정부는, 201751, 기존 모성휴가 30일에서 60일로 올리는 노동고용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 물론 이 같은 정부의 조치를 케냐인 모두가 반기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용인들은 두 손을 들고 반기는 입장이지만 케냐 고용인 연합(The Federation of Kenya Employers)201759일 이와 같은 조치는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무리한 조치라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속에서도 케냐 정부는 육아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 막 아기 키우는 젊은 부부들을 위한 비전을 막 제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맞벌이 하는 커플들은 근무시간 중에 아기를 어떻게 할까

 

[케냐 부부 근무시간 중 자녀 위탁방법별 비율]




(출처 : Lakati, Alice, Colin Binns, and Mark Stevenson. "Breast-feeding and the working mother in Nairobi.", 2002)

 

 

   ○ 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케냐의 탁아 방법은 소득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납니다. 케냐에서도 소득이 안정되어있는 고소득층의 경우, 84.8%가 보모를 고용하여 아이를 집에서 돌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이하게 케냐 저소득층의 경우, 부모 54.3%가 직장에 아기를 직접 데리고 돌보면서 업무를 본다는 점입니다.

 




[케냐 워킹맘을 위해 모든 고용주들은 모유수유 시설을 제공해야한다.]

(출처 : www.flickr.com)

 

 

   ○ 케냐 정부는 이러한 문화를 고려하여 20175월 모유수유 관련 법안 ‘The Breastfeeding Mothers Bill 2017’ 발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민간 / 공공부분의 모든 고용주들은 근무 중 아이를 돌봐야하는 피고용자를 위해 반드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산업의 양적성장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동아프리카의 강자 케냐는 이제 좀 더 질적인 복지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한 곳에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케냐는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들만이 짊어져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줘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가장 업무의 높은 효율성을 보이는 연령층에서 케냐 고용과 노동력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육아와 업무사이에 완연한 균형 잡기를 위해서는 앞으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케냐의 성장가도는 어느 순간 아프리카의 최정상을 넘어 세계 고용복지 선진국가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