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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상의 모든 직업, 세상의 모든 인터뷰 ④ 편> 시각장애인을 위한 삶 : 서울 시각장애인생활·이동 지원센터 김지헌 대리를 만나다.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회 복지에 대한 사업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많은 젊은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시각 장애인 생활, 이동지원센터를 방문하여 장애인들이 가진 고충을 듣는 사회복지가로서의 삶은 어떤지 취재해보았습니다.

 

 신상을 드러내길 원치 않으셔서 사진과 실명 사용을 사양하셨습니다.





[서울시각 장애인 생활 이동지원센터 내부 / 외부 전경]







 

Q.

안녕하세요 저는 장재원이라고 합니다.

시각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신다고 얘기 듣고 찾아왔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헌(가명) 대리라고 합니다. 저 역시도 저시력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요, 어렸을 때 병으로 시력이 안좋아져서 지금은 거의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저와 같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어요.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전이었을 꺼예요 그 시절 컴퓨터라는게 정말 귀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저희 집에 애플사의 맥킨토시 초기모델 컴퓨터가 들어오게 된거예요 너무 신기해서 이것저것 만져보게 되다가 컴퓨터에 빠지게 된거죠. 그 때만하더라도 저시력이긴 했지만 지금보다 시력이 조금 괜찮아서 이것저것 혼자 컴퓨터에 대해서 공부도 하곤 했죠. 그 길로 진로도 컴퓨터 분야로 들어서서 국내 유명 연구기관에서 컴퓨터 네트워크 관련 업무를 하게 되었답니다.


안타깝게도 이후 제 시력이 점점 더 안 좋아져서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제 업무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찾아보다가, 저와 같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저는 완전 앞이 안보이지 않는 건 아니라서 제가 가진 능력으로 많은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이 센터에 입사하게 되어, 복지 시스템 개발자와과 시각장애인 유저 사이에서 요구사항을 대변하고 유지 보수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Q.

본 센터에서는 어떤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나요?


A.

시각장애인에게 사회활동을 막는 가장 큰 문제는 이동의 제약입니다. 앞이 보이질 않으니 밖에 나가서 어떤 일을 할 수 없거든요. 장애인에 대한 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서 버스의 경우 저상버스 도입이나 지하철 여러 장애인 편의 시설들이 갖춰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시각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무척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희 센터에서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 시각장애인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또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 시각장애인 택시 바우처 서비스를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사회복지사 등 많은 젊은이들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 분야에 종사하시면서 겪는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이 있으신가요?

 

A.

힘드냐고요?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서 저 같은 사람들을 도와 업무가 너무 보람되고 즐거워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오는 복지 사업지원이 상당히 커지고 있고, 제가 맡은 IT 분야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복지 웹서비스, 어플리케이션 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분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분야에서 근무하고자 한다면, 이 복지 분야가 이윤을 내야하는 상업적인 분야랑 성격이 다르다는걸 분명히 아셔야합니다.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이 등록된 사람들만 25만명이 넘습니다. 이 분들을 상대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내서 또는 사업을 만들어서 돈을 벌기는 힘듭니다. 정말 사람을 돕는다는 마음가짐이 최우선입니다.


이 분야에 인력이 수요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건 사실입니다. 저희 센터의 이동지원서비스의 경우 하루에 시각장애인들로부터 2,000통이 넘는 콜이 들어옵니다. 그러나 저희 센터의 인력이 부족하여 하루에 그 절반인 1,000통 콜도 소화하기 힘듭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타의 다른 직종들만큼 좋은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람에서 행복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분야에 대한 안정성과 비전은 비교적 확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복지 관련 산업은 이런 직접적인 지원 서비스 말고도 많이 있나요? 복지사업에는 장애인 지원 서비스 말고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물론 많죠! 복지 사업이라 그래서 반드시 센터에서 근무하거나 사회복지사가 되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경영학을 공부하셨다면 비즈니스적인 역량을 살려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지원도 가능하고 또 상당히 활성화되어있습니다. IT쪽 공부를 하셨다면, 특히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보조하기 위한 서비스 산업이 상당히 활성화 되어있는 실정입니다. 기계공학이나 웹,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지원 산업이 국가단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공을 살려 복지 사업에 참여가 가능합니다.


제가 전공한 IT산업에서 예를 들어보면,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모바일 디바이스가 점자 블록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안전한 경로를 안내하는 서비스가 개발되어 상용화가 검토 중이고, 청각장애인을 위해 건널목 음향신호기기 원격 조종이 가능한 리모콘도 개발되어 상용화되었습니다.


이런 복지사업들 대단한 국가단위의 기획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과 같은 젊고 작은 아이디어를 모여 실현 된 것입니다. 만약 이 사업에 대한 마인드와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저없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복지 산업의 특성상 국가 단위의 지원이 주를 이룹니다. 그렇다보니 사업이 반열에 오르면 어느정도 개런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안정성을 위해서 상당히 상용화를 위해 더 심도 있는 검토과정이 수반된다는 걸 아셔야합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위해 어떤 보조 장치를 개발했다고 가정 해봅시다. 시각장애인들의 요구사항에 95%를 만족시켰다 하더라도 5% 리스크가 발생하여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 그 사업은 승인받기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여타의 사업보다 더 꼼꼼한 스탠다드를 충족시켜야한다는 거죠. 많은 분들이 좋은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제안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많은 분들이 이런 점을 많이들 간과하시는 것 같아요.

 

 



Q.

사회복지 분야에서 근무하려면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자질을 갖춰야하나요? 또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A.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사회복지라는 분야가 상당히 넓습니다. 사회복지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잘아시겠지만 한국 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는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을 치르셔야합니다. 물론 제가 알기로 난이도가 1급의 경우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복지관, 센터, 병원, 학교, 공단, 재단 등 다양하게 취업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상당히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공헌팀에서도 이 사회복지사를 고용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영리기구(NGO)에 관심 있으신 분들 또한 여기에 포함되겠네요.


워낙 수요가 많아 취업률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또한 고령사회로 가는 우리사회에서는 그 수요가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무 성격이나 강도는 근무지마다 천차만별이라 참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시각 장애인 복지관의 경우, 지체 장애인 복지관에 비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서울시 내 시각장애인 복지관은 이곳에 하나, 노원구에 하나 정도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시각장애인 분들의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처리하는 업무량이 많은 편입니다. 업무하시는 곳마다 많이 다르니까 참고만 하시면 될것같아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지헌 대리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