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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뉴욕] 중고시장에서 자전거 업어오다 골병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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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친구인 웨슬리와 월마트에 갔다왔다. 원래는 먹을게 없어서 토요일날 가려고 했는데

이곳 버스로 월마트 가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잘안되어있어, 일요일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셔틀을 이용해 가기로 했다.

(우버로 가면 고작 10여분이면 가는길인데 10달러가 넘게 나온다)



2. 피자집


월마트 앞에서 우연히 만난 피자집, 커다란 한판에 20달러 밖에 안해서 한판사서 남으면 싸갈려 했는데 

조각으로도 판다해서 2조각을 시켰다.

저녁에 아침까지 굶은터라 2조각쯤은 우숩게 먹어치웠지만,

웨슬리는 의외로 2조각이 너무 크다며 버거워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미국의 식당에 콜라를 셀프리필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너무 좋은 것같다.


예전에 우리나라도 리필마음껏 먹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없어졌다.

웨슬리에게 물어보니 홍콩도 리필 잘안해준단다.





3. 중고 마트(Island Thrift)


중고 자전거를 구하려고 여기저기를 찾아 헤맸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의외로 중고 자전거 구하기도 힘들거니와 가격도 쌌다.

분명, 미국은 중고 마트가 잘되어있을 텐데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그럼그렇지 이런 중고 마트를 발견했다.


우리나라 구제시장이나 중고 마트보다 더 크고 잘되어있었다.

물론 신발 쪽은 우리나라와 달리 상당히 고약한 냄새가 그대로 처리되지 않고 방치되어있었다.


그동안 같은 방쓰는 친구들 얼굴을 못봐 인사를 못하고 있어,

주방에 있는 냄비 눈치 보면서 쓰고 있었다.

중고 시장에서 냉큼 보이는 냄비를 집어들었다.

어쩐지 우리집에 있는 냄비랑 똑닮았다.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가 예전 아버지 미국서 공부하실 30년전 냄비를 

그대로 사용하고 계셨던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다. 가격은 우리나라돈 몇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중고마트에 가니 아니라 다를까 중고 자전거가 여러대 있었다.

가격은 미국 중고 사이트보다 훨씬 괜찮았다.

상태는 ... 당장 굴러갈수있는 자전거가 몇대 없었다.


구동계는 물론이고 변속계 또한 제대로 돌아가는 놈이 몇놈안되었다

또 잘돌아가는 놈들은 귀신같이 가격이 따블이었다.


제일 싸구려 놈들중에 

가장 멀쩡해보이는 놈을 찾았다. 바퀴 상태가 안좋은걸 알았지만, 

외관이 멀쩡해야 나중에 집갈때 되팔수있다 생각해서 골랐다.


38,99 달러,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괜찮았다.


그길로 월마트로 가서 이 자전거를 학교까지 타고가기위해

펌프와 펑크 패치를 사들었다.




4. 월마트에서 오는길


나는 돈아낀다고 있는대로 궁상을 떨어대는 유학생이었기 때문에 

밀플랜은 당연히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먹을게 필요했다.

지금 사지 않으면 주중에 내 차가 없는 한 사러갈수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케냐 였다면, 사는대로 왕창 사버리고 

우버 타고 집까지 편안하게 가면되는데

(그 당시 짐들고 집입구에서 방까지 가는게 힘들다고 투덜거렸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니 나름 덜어내고 덜어냈다.


백팩 한가득과 내 나이키 가방을 꽉채워서 자전거에 올랐다.

웨슬리는 버스에 태워 보냈고 

홀로 페달을 밟고 나섰다. 구글 맵은 30분이면 된다니까 그정도는 가벼워보였다.


그러나, 

그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월마트에서 산 펌프로 타이어를 채웠지만 

앞바퀴는 펑크가 나서 금새 꺼져버렸고

구글 맵이 가르키는 방향은 하이웨이로 차들이 굉음을 뿜으며 달리는 곳이었다.


페달에 익숙했지만,

나는 쫄았다.

어깨를 내리쬐는 짐

펑크난 자전거

저물어가는 해

미친듯 달리는 어메리칸 하이웨이


30분 거리를 2시간동안 헤맸다.

차가 없으면 못사는 동네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이웨이에서 갓길을 달릴 때 어쩌면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다시는 이런 미친짓하지 말아야겠다.



5. 자전거 수리


이정도 경상은 귀여웠다. 

펑크쯤이야

물론 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펑크는 내가 낑낑대느니 만원주고 맡기는게 낫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여기는 미국, 

펑크 키트가 포함된 펌프를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돈을 더주고 집어들었다.

이게 바로 쓰일줄이야.


날이 어두워서, 기숙사 입구에 대고 혼자 갈아끼웠다.

몽키스패너(미국은 monkey wrench)가 없어 바퀴 끼워둔채로 씨름을 했다.

다행히 구멍 찾는 물바가지 없이도 구멍난곳을 한방에 찾아내어 메울수있었다.


꾀죄죄한 모습으로 씨름을 하는데, 같이 교환학생 하는 다른 학교 여학생이 보고 말을 걸어왔다.

사실 별건 아닌데, 

웃으며 낑낑대는 나를 알아주니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며 38불 짜리 자전거를 고쳐 세웠다.

고쳐놨으니, 별탈없어야할텐데.

허리가 아픈데, 나도 별탈없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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